제발 넘기지 마!

© 제발 넘기지 마!, 홍민서ㅣ 책읽는곰
제목: 제발 넘기지 마!
저자: 홍민서 글·그림
출판사: 책읽는곰
발행일: 2026. 02. 13.
서평: 김민진(중앙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넘기지 마!"라는 유쾌한 도발에 응답하는 어린 독자들의 신나는 반란
홍민서 작가의 그림책 《제발 넘기지 마!》는 독자가 서사를 완성하는 참여형 그림책이라는 점에서 어린 독자들의 몰입을 끌어내는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스마트폰에 온 관심을 쏟는 아이들이 많아지는 세상에서, 홀로 그림책을 지키는 아기 공룡 티노의 웃프고도 짠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 티노는 아주 오랜만에 그림책을 찾아온 독자를 절대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절박하다. 티노는 마지막 책장을 넘기면 어렵게 만난 독자를 떠나보내고 다시 혼자가 되어야 한다는 걱정에 독자를 붙잡으려고 나름의 방법들을 시도한다. 책장을 넘기지 말라고 간절히 부탁하기도 하고 나무판자, 쇠로 책장을 막기도 하고 무시무시한 표지판을 만드는 등 엉뚱한 방해 작전을 펼친다.
단순하고 선명한 모양, 선 그리고 색으로 처리한 시각적 요소는 티노의 코믹한 표정과 몸짓을 극대화하여 어린 독자들이 이야기의 분위기를 직관적으로 이해하도록 돕는다. 또한 티노의 절박한 마음을 담은 알록달록하고 쨍한 배경색들이 책장을 넘길 때마다 휙휙 바뀌어서, 글을 모르는 어린아이들도 티노의 감정에 푹 빠져 신나게 깔깔거리며 읽을 수 있다.
3~5세 유아들은 자기 감정을 온몸으로 솔직하게 표현하며, 특히 "하지 마!"라고 하면 기어코 더 하고 싶어 하는 귀여운 청개구리 같은 심리를 가지고 있다. 그림책 속 티노가 책장을 넘기면 안 된다며 떼를 쓰고 온몸으로 막아서는 모습에서 아이들은 평소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큰 공감과 친근감을 느낀다. 또한, "제발 넘기지 마!"라는 간절한 애원에도 기어코 책장을 휙 넘기면서 자신이 상황을 주도하고 있다는 쾌감을 맛보기도 한다. 친구와 짜릿한 밀당 놀이를 하는 듯한 생생한 즐거움은 아이들이 책 읽기에 흠뻑 빠져들게 만든다.
이처럼 《제발 넘기지 마!》는 독자가 손가락으로 책장을 넘기는 행위 자체를 재미있는 놀이로 치환해 주는 독창적인 상호작용 구조를 선보인다. 책 읽기의 즐거움과 깊은 몰입을 아이에게 선물하고 싶은 부모 그리고 교육자들에게 기쁜 마음으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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