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라는 건

© 내가 바라는 건, 염혜원ㅣ 모든요일그림책
제목: 내가 바라는 건
저자: 김세실 글, 염혜원 그림
출판사: 모든요일그림책
발행일: 2025. 11. 10.
서평: 강은진(육아정책연구소 영유아정책연구실 실장)
볼이 발그레해진 엄마가 아이를 마주 보는 표지는, 제목이 부모가 아이를 향해 소망하는 내용을 담고 있음을 예측하게 한다. 이 그림책은 김세실 작가와 염혜원 그림작가의 신작으로, 부모의 바람을 12달에 맞추어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 색다르다.
김세실 작가는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에서 아동학을 전공하고 임상심리사로 일하다가 현재는 그림책 기획자이자 작가, 그림책 테라피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염혜원 그림작가는 볼로냐 라가치상, 에즈라 잭 키츠상 등 세계적인 상을 수상하며 작가로서의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이 책의 제목 「내가 바라는 건」을 처음 접하며 '내가 자녀를 키우며 바랐던 건 무엇이었을까' 되돌아보았다. 영아기에는 정상적인 발달 경로를 따르는 건강한 아이이길 바랐고, 유치원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에는 친구도 잘 사귀고 선생님에게 예쁨받는 아이이길 바랐다. 학령기로 접어들면서는 어느샌가 경쟁에서 앞서는 아이가 되길, 좋은 성적을 얻고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등 더 나은 여건의 삶을 살아가길 바랐던 것 같다. 여느 부모도 자녀를 통해 자신의 희망을 투사하는 경향이 있다는 걸 보면, 부모들의 바람은 점점 세상의 가치를 반영하는 듯하다. 아이의 생일 초 개수가 늘어가면서 부모의 바람도 점점 더 커지는 것 같다.
한 해를 맞이하며 아이의 엄마는 1월엔 아이가 옷을 겹쳐 입는 동안 함박눈이 멈추지 않길 바라고, 2월엔 감기쯤은 씩씩하게 이겨내길 바란다. 엄마의 바람과 달리 감기에 걸린 아이를 돌보느라 지친 할아버지와 동생의 콧물을 닦는 할머니의 모습, 그 주변에 어지럽게 놓여 있는 장난감 등에서 직장에서 근무 중인 엄마의 애잔한 마음이 느껴진다. 엄마는 아이가 새 친구를 사귀고(3월), 조부모와 부모에게 감사함을 느끼며(5월),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기고(10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며(11월), 자신이 사랑받은 만큼 세상을 사랑하길(12월), 무엇보다 매 순간 행복하길 바란다.
달마다 묘사되는 아이의 모습은 모든 엄마가 자신을 투영할 수 있도록 여아이기도 하고 남아이기도 하며, 피부색이 다르거나 장애를 지닌 유아도 포함한다. 1년 열두 달 내내 같은 마음일 수는 없겠지만, 아이에 대한 부모의 바람이 초심을 잃지 않도록 달력 옆에 두고 매번 새겨봄 직한 내용이다. 아이가 행복하기 위해 새로운 이벤트를 만들고 좋아하는 캐릭터 장난감을 사 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고 기다려 줄 때 작은 행복을 느낀다. 엄마가 바라는 건 어쩌면 아이가 행복하게 자라도록 좋은 추억을 함께하고, 번개 치는 날에도 옆에 있어 주며,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하는 아이로 성장하도록 잘 키워나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육아하는 모든 부모에게 용기 내어 아이를,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라는 말을 건네주는 마음 따뜻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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